|
교회에 처음 부임하였던 해 꼭 이맘때쯤,
가슴이 터질것 같은 아침노을을 마음에 담았더랬습니다.
그리고 거의 9년이 지나는 때에 다시 한번 마음이 뛰는 아침 노을을 만났습니다.
새벽 예배를 마치고 이어지는 기도 중에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어요.
창밖에 붉은 노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했습니다.
집에서 카메라를 들고 2층 베란다로 사택 옥상으로 자리를 옮기며 짧은 순간을 담기 위해 쫓아다녔습니다.
그러잖아도 오늘은 설레이는 날이었는데 말이지요.

교회를 건축하면서 마음에 소원이 하나 있었답니다.
구예배당 앞에 2층 교육관(사택)을 짓는 바람에 화농마을이나 안산너머 동네나 창평에서는 교회의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성도들의 아쉬움과 죽촌 마을 사람들이 교회 십자가를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건물을 '부활' 컨셉으로 좁은 면적이지만 높이 지어 어느 곳에서나 교회와 십자가가 보이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었지요.
그러나 소방법과 엘리베이터의 효용성을 논의하면서 3층 계획이 2층으로 바뀌었고,
건물 전체의 높이가 낮아져 버렸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리 교회의 생각이 다 같은 것이어서 층고를 낮추는 대신 옥탑에 십자가 탑을 세우기로 의견이 모아졌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가 직접 제작하기로 하였구요.
신이 났습니다.
여러 조언을 참고하여 제가 직접 설계를 하고,
자재비를 산출하고,
작업 방법과 작업할 장소에 대한 계획,
작업 일정 계획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공사 중 잡철일은 제가 감당하고 있었는데,
슬래브 천정에 작업 통로를 제작해야 하는 일정과 십자가 탑 제작 일정이 중복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광고기획을하는 이웃교회 장로님의 소개로 외부업체에 제작을 맡기기로 하였지요.

그렇게 제작된 파이프 십자가 탑을 오늘 오전에 세우기로 하였답니다.
오전 6시 50분!
7시에 십자가탑을 싣기위해 가셨던 장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는 비가 쏟아지는데 작업을 미루면 어떻겠냐고......
그때까지 황등에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구름만 잔뜩 끼었고.
태풍같지 않은 열대성기후때문에 바람과 비가 예상되고 강수확률 60~70%인데도 그냥 싣고 오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었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벽돌을 쌓기 위해 왔던 인부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신축건물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오랫동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동풍을 불어 구름을 물리시고, 십자가를 세우는 동안만이라도 비를 멎게해 주셔서 일하는 사람들이 목사의 고집때문에 힘들게 되었다 불평하지 않게 해주시길" 기도했습니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이미 차에 실어 놓은 물건을 교회 주변에 내려놓았다 맑은 날 다시 작업하더라도 공장에 도로 내려놓을 수 없다는 부산공작소 사장님과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떻게 작업하냐고 말씀하시는 장로님 사이에서 잠시 갈등도 있었는데,
"스테인레스 강은 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평시에도 용접을 한번 하고는 식을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해야 하는데, 비가 와서 저절로 식혀주니 오히려 잘되었다."고 채근하면서 그대로 강행을 하였답니다.

크레인으로 파이프 탑을 바로 세우고 옥탑위로 올릴때까지 비가 왔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앵커를 심고 미리 부착해놓은 베이스판 위에 탑을 세웠는데 비가 그치는 겁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입고 있던 비옷을 벗어 놓고......
위치를 확인하고,
부산공작소 사장님은 밖에서 저는 안에서,
용접을 안팎으로 동시에 해서 파이프 탑을 고정시켰습니다.
그리고 올라가서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지고, 세워진 파이프 십자가 탑입니다.
저녁에 네온에 불을 지폈습니다.
2월 28일부터 꺼져 있던 십자가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남들이 보면 우리 교회 공사가 끝난줄로 알겠습니다. 보통 십자가 탑은 제일 마지막에 하는 법인데요^^)
마당에 내려가 십자가를 보니 참 감사합니다.
교회의 의논이 다 하나되어 십자가 탑을 제작하게 된 일,
좋은 기술자를 만나게 해 주셔서 내가 했을때 보다 백배나 좋은 제품이 제작된 일,
결정적인 순간에 비가 멎어 십자가탑 공사를 마칠때까지 멈추어 주심으로 나의 작은 기도에도 마음쓰시는 하나님을 경험한 일......
낮에 공사하는 것을 보러 왔던 어떤 집사님 말하기를,
"방에 앉아서도 십자가가 보이니 목사님 보러 안와도 십자가 보면서 기도하면 되겠네요^^"
하며 한바탕 웃던?우리의 웃음이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습니다.
오늘 저녁은 그 기쁨을 동역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